다바오 사원의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럭셔리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화려한 명소를 찍고 다니는 여행보다, 요즘은 ‘어떤 시간으로 여행을 채울까’를 먼저 생각한다. 빡빡한 일정표보다 자기 페이스에 맞는 속도와 호흡을 찾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그런 변화 속에서 윈난성 샹그릴라가 눈길을 쓴다. 소설 속에만 있다고 생각했던 이상향 ‘샹그릴라’가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라서 그럴까.




릴게임신천지반얀트리 리장의 전통 춤 의식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직접 가보니, 샹그릴라는 묘한 신성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었다. 티베트 불교의 성지이자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이곳은 도시에서 끌고 온 긴장감을 조금씩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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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얀트리 링하 객실 입구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이곳에 세워진 반얀트리 링하는 반얀 그룹이 중국에서 처음 문을 연 리조트다. 올해 중국 진출 20주년이자 반얀트리 링하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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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얀트리 링하 로비 건물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샹그릴라는 1930년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처음 나왔다. 작가는 샹그릴라를 직접 방문한 적이 없었고, 당시 세계대전과 오션파라다이스예시 대공황으로 지친 사람들이 소설을 읽으며 마음의 피난처를 찾았다고 한다.




반얀트리 링하 로비에서 바라본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더 많은 바다이야기프로그램 관심을 받았다. 그러던 중 중국 윈난성 정부가 자연·문화 환경이 소설 속 샹그릴라와 매우 비슷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중뎬현을 ‘샹그릴라’로 공식 개명했다.




리조트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샹그릴라는 티베트 언어로 ‘마음 속의 해와 달’을 의미한다. 찾아가는 길이 결코 녹록지 않지만 소설 속 공간이 현실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반얀트리 링하 외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샹그릴라 공항이 있지만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선 리장공항을 통해 닿는 것이 편하다. 리장에서 반얀트리 링하까지 차로 약 3시간 걸린다. 이동 중 ‘호도협(타이거 리핑 고지)’에 들르면 이곳의 자연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금사강이 깎아낸 거대한 협곡을 따라 극적인 풍경이 쭉 이어진다. 해발이 높아 숨이 차지만 멈춰 서서 풍경을 보는 시간이 시간을 깊게 만든다.



느림의 미학 전하는 반얀트리 링하





반얀트리 링하 객실서 볼 수 있는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반얀트리 링하는 반얀 그룹 공동 창립자 클레어 치앙과 호 콴핑 부부가 지역을 답사하다 버려진 마을을 발견하고 영감을 받아 리조트를 만들었다. 버려졌던 농가를 해체해 다시 조립해가는 과정을 거쳐 형태를 완성했다.




반얀트리 링하 객실서 볼 수 있는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반얀트리 링하는 해발 3200m 샹그릴라 중심부에 자리한다. 티베트 자치구와 맞닿은 에메랄드빛 계곡에 있다. 객실 주변으로 굴곡진 산세가 뚜렷하게 이어졌다.




리조트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리조트엔 오로지 객실 32개가 전부다. 각 객실에는 벽난로와 목재 발코니가 있다. 발코니에서는 계곡이나 강 전망을 볼 수 있다.




2층 구조의 농가를 고쳐서 만든 반얀트리 링하의 객실/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반얀트리 링하의 객실문/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나무와 돌로 지은 건물에는 오랜 세월 이어온 장인의 흔적이 깊게 배어 있다. 목조 기둥, 두꺼운 흙벽, 가파른 지붕 등 티베트 양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반얀트리 링하 입구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야생화 정원, 고산 온천 시설, 몽골식 유르트 다이닝 체험도 운영한다. 낮에는 자연 속에서 휴식하고, 밤에는 어두운 덕분에 이곳에서의 하루를 명 공해를 최대한 줄여 자연스럽게 조용한 밤을 맞게 된다. 객실은 조도가 낮아 쉬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




티베트 스위트 객실 내부 거실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티베트 스위트 객실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티베트 스위트 객실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티베트 스위트 객실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묵은 객실은 티베트 스위트였다. 2층으로 나뉘며, 위층에는 침대와 넓은 거실과 서재, 벽난로가 있다. 아래층에는 욕실이 있고, 전용 가든 테라스로 바로 이어진다.




티베트 스위트 객실 거실의 TV장/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2층 구조의 농가는 두꺼운 목재 벽과 세월을 간직한 반들거리는 나무 바닥이 특징이다. 손으로 짠 직물, 벽에 걸린 예술품들이 객실 분위기를 따뜻하게 채웠다.




티베트 스위트 객실 욕조/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티베트 스위트 객실 욕조/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가구는 허투루 놓인 게 하나도 없다. 전통 침대가 놓여 있고 고도가 높아 밤엔 추울수도 있어 전기장판도 침대에 갖췄다.




티베트 스위트 객실의 침실/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침대 옆에는 고산병 대비 산소통을 비치해뒀다. 욕실엔 깊은 욕조를 놓여 있어 창밖을 보며 여독을 풀기 좋다.




티베트 스위트 객실의 침실/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1층과 2층은 계단으로 이동하면 된다. 전통 티베트식 구조를 그대로 반영해 원래 아래층에서 가축을 키우던 공간을 욕실로 바꾼 방식이다.



신성한 곳에서 소망 빌어볼까





리조트에서 만날 수 있는 염소들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반얀트리 스파는 더블 트리트먼트룸 3개, 스파 욕조와 샤워실을 갖춘 디럭스룸 2개로 이뤄졌다. 반얀트리 대표 프로그램과 히말라야 치유법 기반 트리트먼트를 경험할 수 있다.

반얀트리 갤러리에서는 티베트 감성의 라이프스타일 소품을 판다. 라이브러리에는 책, 망원경, 지도 등을 준비했다.



훠궈와 신선로(스팀보트) 등을 제공하는 창사/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식음업장은 2곳이다. 티베트식과 서양식을 내는 라마 레스토랑(Llamo Restaurant), 훠궈와 신선로(스팀보트) 등을 제공하는 창사(Chang-Sa)다. 특히 창사에서 몽골리안 유르트 디너 경험을 꼭 해보길 권한다.




몽골리안 유르트 디너 신선로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리조트 입구 앞에 자리한 유르트 안에는 티베트식 훠궈 재료가 풍성하게 놓여 있었다. 원하는 재료를 골라 끓는 육수에 넣어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식사 중간에는 현지 공연자가 들어와 전통 노래와 춤을 선사한다.



로컬과 연결되는 시간, ‘스테이 포 굿(Stay for Good)’





다바오 사원에서 불상을 정교하게 채색하는 수도승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반얀 그룹은 현지 문화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스테이 포 굿(Stay for Good)’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리조트 근처에 있는 현지 티베트 가정을 찾았다. 수세기 동안 고지대 사람들의 주요 음료였던 버터티를 직접 만들어보며 티베트인들의 삶과 공동체를 알 수 있는 과정이었다.

이후 오래된 다바오 사원을 찾았다. 몸과 마음의 정화를 뜻하는 사찰 주변을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 돈 뒤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서는 사람들이 조용히 기도하고 절을 올리고 있었다. 다가오는 새해를 경건하게 시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