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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000660)가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11조원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미 선두를 쥐고 있는 HBM은 물론 D램, 낸드 등 전 제품군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6세대 HBM4에서도 엔비디아와 협상을 마친 SK하이닉스는 4년째 HBM 완판 행진을 이뤄냈다. ‘초호황기’에 돌입한 SK하이닉스는 AI 거품론 우려를 불식시키며 캐파 확대에 집중한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대정치인테마주
전’에서 SK하이닉스 부스가 차세대 메모리 시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실물을 공개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SK하이닉스는 29일 올해 3분기 매출액 24조4489억원, 영업이익 11조38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불스tv
대비 각각 39.1%, 61.9%로 크게 증가했다. 순이익은 12조 5975억원, 순이익률은 52%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에도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성적표를 냈는데, 자신들의 기록을 1개 분기 만에 또 깬 것이다.

고수익 HBM덕에 영업이익률 47%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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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은 3분기 영업이익률은 47%로 전년 동기 40%와 비교해 7%포인트 늘었다는 점이다. 영업이익률은 제품을 팔아 벌어들인 매출 중에서 얼마가 실제 본업에서 남는 이익인지를 뜻한다. 투자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반도체 산업에서 5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낸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올해 3분기선물대여
영업이익률 50.6%를 달성하며 독점적 지위를 증명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이렇게 높을 수 있는 건 HBM 덕분이다. HBM 제품 1개 가격은 일반 D램보다 수십 배 비싼 탓에 수익성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내년 HBM4 시장 주도권도 SK하이닉스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HBM4의 경우엣스타
삼성전자 진입으로 가격 하락과 물량 감소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SK하이닉스는 이날 시장 우려를 잠재웠다.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 내년 HBM4 공급 협의를 모두 마치면서 가격 협상에서도 현재와 같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했다.
AI ‘큰손’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가 AI 거품 우려를 일축한 만큼 SK하이닉스도 슈퍼사이클 장기화를 언급했다. 황 CEO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개발자행사(GTC)에 참석해 “(우리가)AI 버블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블랙웰 프로세서와 새로운 루빈 모델이 내년까지 전례 없는 매출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 하반기 출시되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루빈’에는 HBM4가 8개 탑재된다.
SK하이닉스도 콘퍼런스 콜에서 “HBM 생산 비중 확대를 위해 더 많은 클린룸 공간, 캐파를 투입해도 전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HBM 공급 부족 현상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메모리 수요 근본적 변화…일반 메모리도 ‘입도선매’

이번 실적은 HBM뿐 아니라 D램과 낸드 가격도 동시에 오르면서 수익성에 기여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수요가 폭등하는 HBM에 생산능력을 모두 집중하며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선주문 방식으로 연간 단위 장기 계약을 맺는 HBM처럼 최근 고객사 사이에서는 D램 등 일반 메모리도 입도선매하거나 장기 계약을 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이클에 따라 메모리 수요 대비 공급이 많아져, 가격이 하락해 ‘반도체 겨울’을 겪던 과거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기’에 진입했다며 과거 반도체 사이클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사이클은 2017~2018년 슈퍼사이클과 양상이 다르다”며 “D램 공급 증가의 구조적인 제약이 이번 슈퍼사이클 장기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최선단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의 램프업(가동률 확대)에 돌입하며 전체 D램 제품의 절반 이상 물량에 활용한다. 서버, 모바일, 그래픽 등 ‘풀 라인 업’ D램 제품군을 갖춰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유지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35%로 1위를 유지했다. 올해 1분기 33년 만에 삼성전자의 1위 자리를 가져온 뒤 3개 분기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HBM 부문에서는 3분기 시장 점유율 58%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다.
D램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5 16Gb(기가비트)의 현물가격은 이날 오전 기준 14.5달러를 기록하며 전날과 비교해 3.6%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현물 가격은 기업 간 대규모 거래에서 책정되는 고정거래 가격과 달리 소규모 거래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의미한다. 현재의 수급 상황과 미래 전망을 빠르게 알 수 있어 일반적으로 고정거래 가격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SK하이닉스는 “D램 수요 성장률은 올해 10% 후반에서 내년 20% 이상으로 확대되고, 낸드는 올해 10% 중반에서 내년 10% 후반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4분기에도 D램과 낸드 모두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초반의 출하량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정 (jju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