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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하면서 지난 10월 10일부터 가자지구에서는 휴전이 발효됐다. 2023년 10월7일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후 2년 만의 일이다.
개전 이후 가장 극적인 합의가 이뤄졌지만 완전한 종전이 이뤄질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까다로운 의제를 다루는 2단계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재건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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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미국은 조마조마

1단계 휴전 협정 이후에도 불안정한 휴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합의 후에도 수위를 낮춰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벌여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정부 언론국은 휴전 협정이 발효된 후 이스라엘이 125건의 휴전 협정 위반 행위를 저질렀으며 팔레스타인인 94명이 숨졌다고 지난 10월 장기투자
28일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에 가자지구에 대한 즉각적인 공격을 지시하는 등 휴전이 파기 목전에 왔다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들의 시신 송환을 의도적으로 미루며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비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대로라면 휴전 발효 이후 생존 인질의 신병과 함께 사황금성게임
망한 인질의 시신 28구 전부가 이스라엘로 반환됐어야 한다. 하지만 하마스는 인질들의 시신을 찾기 위한 장비 등 여건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종 반환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휴전 1단계 합의 직후 하마스가 시신 15구를 돌려보낸 후 나머지 13구는 가자지구에 남아 있다.
이스라엘 내 정치 상황도 휴전을 위협하는바다이야기백경
배경 중 하나다.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극우 정당 지도자들은 휴전안에 반대하며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의 분석가 무함마드 셰하다는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이 시작된 이래로 가자지구에서 대량 학살을 재개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계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전 협정 합의를상한가연구소
주도해온 트럼프 대통령도 다급하게 대응했다.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를 이스라엘에 파견했다. 21일에는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3일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하고자 고위 인사들을 잇달아 이스라엘에 보낸 것이다. 미국은 휴전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자지구 상공에 감시 드론을 배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2단계 휴전 협상을 위한 회담을 중재국인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진행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단계 협상의 주요 쟁점인 하마스의 무장 해제, 전후 가자지구의 통치 방식, 국제안정화군의 배치 등은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을 해제하고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는 휴전 협정 발효 이후 가자지구 일부에 무장 전투원과 경찰을 배치하는 등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하마스는 과거부터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되어야 무장 해제를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전문가들은 하마스의 군축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그 존재감을 지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마이클 밀슈타인 전 이스라엘군 정보부의 팔레스타인 담당 부서장은 “가자지구에 새로운 지역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배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세력은 하마스일 것”이라며 “앞으로 5년 안에 가자지구에서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기술 관료들로 구성된 임시 과도위원회에 의해 통치되며 이 위원회는 ‘평화위원회’의 감독을 받게 된다. 하지만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평화위원회의 출범은 요원해 보인다. 블레어 전 총리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던 이력 등으로 일부 아랍 국가들은 평화위원회에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의 휴전을 유지하기 위한 국제안정화군의 창설도 늦어지고 있다. 평화 구상에는 국제안정화군의 역할과 구성, 실행 일정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 당초부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여러 국가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충돌할 것을 우려해 국제안정화군에 병력 파견을 망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선언’에 가깝기 때문에 애초부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은 평화 구상에 관해 “스무 가지 원칙과 목표를 나열했지만, 각 목표가 어떤 순서로 이어져야 하는지에 관한 논리는 전혀 없었다”며 “휴전 협정이 모호하기 때문에 분열과 폭력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폐허된 가자지구 재건은 언제쯤

2년간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재건하는 것이다. 유엔은 가자지구를 재건하는 데 700억달러(약 100조3030억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했으며,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문제 담당관을 역임한 하디 아므르는 “가자지구의 파괴와 황폐화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며 “재건이 진행되는 동안 사람들이 살아남는 것조차 엄청나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건 비용을 걸프국들로부터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0월 13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서 연설 중 “팔레스타인 영토를 재건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아랍 및 무슬림 국가에 미리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휴전 상태가 이어지는 한 가자지구의 재건 계획은 첫 삽을 뜨기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의 국가들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 해제와 향후 가자지구 통치에 관한 명확한 계획이 수립되기 전까지는 무조건적인 자금 지원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레츠는 “가자지구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어떤 국가도 가자지구에 자금을 지원할 생각이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