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국화차>
해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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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4 11:00
국화차
김 희 경
내일
비가 오고 나면,
폭염은 수그러들고
가을로 들어선다.
설레어
잠 못 드는 밤
주전자를 꺼내
물을 펄펄 끓여
예쁜 다기에 붓는다.
다소곳이 앉아 있던
마른 국화 두어 송이
화들짝 놀라며
사나운 풍랑 속에
출렁이나
젊은 날의 웃는 얼굴은
흐트러짐이 없는
단아함이로다.
그윽한 향내
오롯이 올라와
모든 상념은 사라지고
너와 나
주고받는 눈빛으로
이야기꽃을 피울 때
하늘의 별도 달도
여름과 가을도
한 모금 한 모금
나의 목구멍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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